오리들 날아오르다. Flying Ducks

동네 호숫가에 산책을 나갔다가 오리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 광경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 호숫가에는 백조와 오리들이 같이 사는데, 오리보다 덩치가 큰 백조는 심심하면 오리들에게 다가가 부리로 쪼아대고,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와 빵 조각이 오리들 앞으로 떨어지면 빠른 속도로 헤엄쳐 가서 빼앗아 먹더군요.
오리들은 그 백조를 피해 구석에 몰려있거나 백조의 눈치를 살피기 바쁜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백조가 또다시 부리로 쪼아대며 괴롭히자 오리들이 떼를 지어 하늘로 날아오르는 거예요. 맨날 당하기만 하던 오리들이 떼를 지어 하늘로 날아오르는데…

아, 뭔가 뭉클한 거예요. 마치 제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 같았어요.


Love me tender / Wooden Heart

노래는즐거운가?…

올드팝송을 틀어놓고 집안 일을 하던 어느 날이었어요.
엘비스 프레슬리가 부른 wooden heart 가 나오자 어린시절이 떠오르더군요.
한국어로 번안 된 제목은 <노래는즐겁다>이지요. 자연스레 저는 어릴때 불렀던 번안 가사로 따라 불렀습니다.
그러다 잠시 중얼거렸어요.
노래는 즐거운가? 음악을 하는게 나는 정말 즐거운가? …

살다 보면한 번씩감기처럼마음을앓을때가있습니다.
“이게다무슨소용인가…이게무슨의미가있나…”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런 생각이 들때면, 그저 일 뿐 만이 아니라, 살아온 시간을 통째로 곱 씹어 보게 되고는 합니다.
가벼운감기처럼지나가기도하지만, 때론쓰나미처럼들이닥쳐서휘청거리게만들기도합니다.

그런데이런생각이몰아치다가도어느순간또마음에드는멜로디가떠오르거나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대단한 것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하루 종일 혼자 신나고 설레는제모습과다시마주하게됩니다. ‘이게다무슨소용인가’하고한숨을쉬던순간들이몹시도민망해지는순간들이지요.
아마도살아가는동안잊을 만하면 한 번씩 이런 한숨을 쉬기도 하겠지만, 그래도음악을만드는그순간만큼은즐겁다고,
힘들기도하지만행복하다고중얼거릴지도모르겠습니다.

나이가드니까사랑하는연인들을위한노래가좀다르게들릴때가있습니다.
예전처럼 나를부드럽게사랑해달라, 당신이내삶을완전하게한다는이야기는연인에게만해당되는이야기는아닐것같습니다.
엘비스프레슬리의노래를피아노로연주하는동안저는제가사랑하는가족과친구들,
이웃들그리고제가직접알지는못하지만다정하게손을내밀어주고싶은많은사람들을떠올렸습니다.
당신이 이 음악을 듣는 동안 잠시라도 당신의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우리 서로다정할수있기를, 올한해는당신에게도제게도가끔신나고즐거운일이있기를기원합니다.